포옛의 마법, K리그의 ‘쇄국 정책’ 깨트리다…해외파 감독들 입성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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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서호정 축구 칼럼니스트)
전북 현대가 한국 프로축구 1부 리그 K리그1 왕좌에 복귀했다. 지난 2년 동안 3명의 감독을 선임했지만 부침이 심한 모습을 보였고, 작년에는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추락했다가 가까스로 살아난 아픔이 있었다. 그랬던 전북이 올해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통산 10번째 K리그1 우승에 성공하며 프로축구 최초로 10회 우승 고지를 밟아 21세기 한국 축구 최고의 클럽임을 재확인시켰다. 日·中 리그는 외국인 감독이 절대 다수
멈춰버린 우승의 시곗바늘을 다시 돌린 것은 우루과이 출신 감독인 거스 포옛이었다. 전임 김두현 감독과 선임 반년 만에 계약 해지를 택한 전북은 사령탑 교체 카드로 2025 시즌에 돌입했다. 이정효(현 광주FC 감독), 정정용(현 김천 상무 감독) 등 국내 최고의 지도자도 고려했지만 이도현 전북 단장의 최종 선택은 외국인 감독이었다. 이 단장은 "팀의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높은 공감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했다. 포옛 감독은 축구에 대한 뚜렷한 방향성, 팀을 대하는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포옛 감독은 K리그가 품기엔 거물급 지도자다. 선수 시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토트넘 등에서 활약한 슈퍼스타이고, 지도자로 변신한 뒤에도 유럽 주요 리그를 섭렵했다. 지도자로 선덜랜드(EPL), AEK아테네(그리스 슈퍼리그), 레알베티스(스페인 라리가), 보르도(프랑스 리그앙) 등을 이끌었고 최근까지는 그리스 대표팀 감독으로도 활동했다. 지난해 대한축구협회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새 사령탑을 선임할 당시 홍명보 울산HD 감독, 다비트 바그너 전 노리치시티 감독과 최종 후보로 경합하기도 했다. 당시 포옛 감독은 2순위 후보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전북은 사실상 국가대표팀을 맡을 수준의 유명 감독을 과감한 투자를 통해 선임한 것이다.
포옛 감독은 긴 시간 호흡을 맞춰온 3명의 코치와 사단을 구성해 동행했다. 빠르게 선수단의 신임을 얻은 그는 동계훈련 기간 동안 강인한 훈련에 단백질 중심으로 식단 개혁을 감행, 한 시즌 동안 선수들이 강한 체력을 유지하도록 만들었다. 시즌 초기에는 전술적인 부분에서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6라운드 안양전 승리를 기점으로 조합의 완성도를 높여 총 22경기 연속 무패 행진에 성공하며 조기 우승을 일궜다. 포옛 감독은 2025년 K리그1과 K리그2 통틀어 유일한 외국인 감독이다. K리그는 역대 시즌을 봐도 외국인 감독 비중이 적은 특징이 있다. 발레리 니폼니시(러시아), 세놀 귀네슈(튀르키예), 일리야 페트코치비(세르비아)처럼 국제적으로 성과를 낸 감독들이 한국에 와서 좋은 영향력을 미친 적도 있지만, 그런 흐름이 주류가 되진 못했다. 포항 스틸러스를 아시아 정상으로 이끈 세르지오 파리아스(브라질) 감독 역시 바람을 일으켰지만 다른 팀으로 영향력이 전이되진 않았다. 외국인 감독과 관련해 K리그는 쇄국 정책을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주변 국가와 비교해도 그렇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