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오월 광주... '1980 사북'이 45년 만에 밝힌 진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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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크로우즈>라는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방글라데시 치타공 해변, 오대양을 누비던 거대한 배들의 종착역이다. 모래사장에 수만 톤이 넘는 거대한 선박들이 닿으면 2만여 노동자들이 개미 떼처럼 달라붙는다. 안전장비 같은 건 그들에게 사치다. 수백 톤 쇳덩어리가 해체 과정에서 수시로 작업자 사이에 떨어지지만, 노동자들은 숙명인 양 묵묵히 작업에 매진할 뿐이다. 마치 거역할 수 없는 섭리처럼 보였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는 곧 그들의 일상을 조명하고, 왜 그들이 한 달에 몇십 명씩 재해로 죽는 가운데에도 위험한 작업에 매달리는지 관객에게 해설한다. 보고 나면 한동안 아득하게 뇌리에 박혀 잊히지 않던 영화는 놀랍게도 한국 감독 작업이라 했다. 다큐멘터리 전문 영화제 중 세계적으로 첫 손 꼽히는 암스테르담 국제다큐영화제(IDFA)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박봉남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아이언 크로우즈>의 경이 이후 후속작은 도통 소식이 없었다. 10여 년이 지났다. 문득 누군가 1980년 사북 사건을 다큐멘터리로 작업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한국 현대사에서 철저히 지워진, 그러나 개발독재 치하에서 벌어진 노동 탄압과 그에 반발한 아래로부터의 봉기란 측면에서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바로 그 사건이다.
아직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파헤칠수록 한국 사회 충격적 모순이 드러날 해당 사건은 다큐멘터리 작가라면 누구나 도전하고 싶지만, '주화입마' 위험 다분한 숙제다. 함부로 덤비기 쉽잖은 사건을 다룬다니 기대 반, 걱정 반. 역시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기다림의 끝에 마침표를 찍으며 등장한 영화는 역시 <아이언 크로우즈> 감독의 후속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그렇게 < 1980 사북 >과 만났다.
[1부] 1980년 4월, 강원도 탄광촌에선 무슨 일이 일어났나?
